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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에드워드 프리먼 (경영 모델 - 지속가능성 ①)

 

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기업경영 중심에는 주주가 있었다. 기업은 주주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가정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984년 R. Edward Freeman이 그의 저서 Strategic Management: A Stakeholder Approach를 통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기업은 주주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s)를 위해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공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설정과 관리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는 프리먼의 이해관계자 이론의 핵심 개념과 논의 배경 그리고 이 이론이 현대 기업 경영에 던지는 진정한 의미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에드워드 프리먼 (경영 모델 - 지속가능성 ①)

 

프리먼 이전: 주주 중심 경영과 그 한계

기업 경영의 핵심은 주주의 이익이었다. 특히 Milton Friedman은 1970년대에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주장 했다. 이른바 주주이론(Shareholder Theory)이다.

 

이 관점에서는 기업의 행위는 오직 수익과 배당 그리고 주가 상승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이나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지속가능성, 책임 문제는 부차적이었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복잡해지고 기업 활동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이윤 극대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들이 드러났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의 존재 이유와 역할 그리고 책임의 범위에 대한 재고가 필요했다.

 

 

프리먼의 이해관계자 이론: 정의와 철학

이해관계자란 누구인가

프리먼이 제시한 이해관계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기업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반대로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개인 혹은 집단. 즉, 이해관계자란 주주뿐 아니라 직원, 고객, 협력업체, 공급자, 지역사회, 정부, 그 밖의 제삼자까지 포함될 수 있는 확대된 개념이다.

 

프리먼은 기업을 단순한 이윤 창출 기계가 아니라 다양한 인간과 집단이 얽혀 있는 네트워크로 보았다. 기업은 이 네트워크 안에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경영과 윤리의 결합

프리먼의 접근은 단지 이론적 선언일뿐만 아니라 전략경영 체계로 설계되었다. 그는 기업 전략을 구상할 때 단순한 경쟁 우위나 수익성만을 목표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통합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또한 그의 이론은 윤리와 운영을 분리하지 않는다. 기업 활동은 단순 경제 행위가 아니라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책임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비즈니스 윤리(business ethics)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의 근간이 되었다.

 

 

이해관계자 경영의 구조: 핵심 원칙과 프로세스

프리먼이 제안한 이해관계자 경영은 다음과 같은 원칙과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다.

첫째, 이해관계자의 식별이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거나 받는 개인과 집단을 폭넓게 정의해야 한다. 주주, 직원, 고객, 공급자, 지역사회, 정부 등은 물론이고 때로는 환경, 미래 세대, 공급망 전체 등이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다.

 

둘째, 이해관계자의 요구와 관심사 탐색이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는 서로 다른 기대와 우려를 가진다. 공급자는 공정한 거래 조건을 원할 수 있고 직원은 안정성과 근로 환경을 지역사회는 환경 보호나 사회 기여를 고객은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정부는 준법과 세금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

 

셋째, 우선순위 설정과 균형이다. 모든 요구를 무조건 동일하게 만족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기업은 어떤 이해관계자를 우선할지 언제 협력할지 어떤 타협을 할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목적(purpose)과 가치(value), 그리고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넷째, 이해관계자 가치를 기업 전략과 목표에 반영하기. 단기적 수익이 아닌, 장기적 신뢰와 지속 가능성, 사회적 책임을 포함한 가치 창출을 기업의 운영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조직의 방향과 정책, 의사결정 체계 그리고 조직문화 등을 설계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및 관리하는 것이다. 단발적인 고려가 아니라 기업 운영 전반을 통틀어 이해관계자 중심의 거버넌스와 피드백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 CSR 활동이 아니라 조직의 본질에 내재된 방식이다.

 

 

프리먼 이론의 역사적 의의와 현대적 부활

금융 중심 주주이론에 대한 대안

1980년대 이전까지 전략경영은 주로 재무적 성과와 시장 경쟁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산업환경은 점점 복잡해졌고 기업이 영향을 주고받는 집단은 다양해졌다. 그 과정에서 주주 중심 경영으로는 설명하거나 대응할 수 없는 문제가 잇따랐다. 프리먼은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경영 이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그의 접근은 경쟁 전략, 자원 기반 관점(resource‑based view), 거래비용 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등 기존 전략경영 이론과도 조화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즉,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은 윤리적 이상이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지향하는 실용적 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ESG 시대의 이론적 토대

오늘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속가능경영, 기업 시민(corporate citizenship), 사회적 가치 창출, CSR 등은 기업 경영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에 이 이해관계자 이론이 있다. 프리먼의 논의는 기업이 단순 이윤 창출을 넘어서 사회적 존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표방하고 있으며 일부 글로벌 대기업과 영향력 있는 경영자들이 이 철학을 수용하고 있다.

 

 

현실 적용: 이해관계자 관리의 과제와 기회

이론적으로는 간명하지만 실제 경영현장에서 이해관계자 중심 접근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해관계자의 복잡성이다. 기업이 관여하는 이해관계자는 매우 다양하고 각 이해관계자의 기대는 상충되기 쉽다. 주주는 이윤을 원하지만 지역사회는 환경보호를 직원은 안정과 복지를 고객은 낮은 가격을 원할 수 있다. 모든 요구를 일률적으로 맞출 수는 없다.

 

둘째, 우선순위 설정의 난이도다. 어떤 이해관계자를 우선시할지 어떤 타협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가치 판단의 문제이며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셋째, 측정의 어려움이다. 재무지표는 숫자로 표현되지만 직원 만족, 사회적 신뢰, 환경보전, 지역사회 영향 등은 정량화가 어렵다. 이해관계자 가치 창출을 기업 성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넷째, 거버넌스 구축의 복잡성이다.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피드백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책임 체계, 커뮤니케이션 체계, 기업 문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은 다음과 같은 기회를 제공한다.

  •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높이고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수 있다.
  •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 ESG 경영, 사회적 책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브랜드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 내부 구성원(직원, 협력업체 등)의 만족과 몰입을 통해 조직의 역량과 혁신성을 높일 수 있다.

 

 

왜 지금 이해관계자 경영이 더욱 중요한가

오늘날 기업이 처한 경영 환경은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불확실하다. 기술 변화, 글로벌 공급망, 기후·환경 문제, 사회적 요구의 다양화, 규제 강화, 지속가능성에 대한 압박 등은 단순한 시장 경쟁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도전들이다. 이런 시대일수록 기업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 이윤만을 사고팔기보다는 기업이 속한 사회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프리먼의 이해관계자 이론은 이 시대에 적합한 경영 철학이다. 기업은 사람을 위한 비즈니스일 수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통해 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ESG, CSR, 기업 시민, 지속가능 경영 등의 개념이 기업 활동의 핵심으로 떠오른 오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은 단순 유행이 아니라 기업 존재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패러다임이 되었다.

 

 

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에드워드 프리먼이 1984년 제시한 이해관계자 이론은 단순한 학문적 선언을 넘어 기업 경영과 전략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근본적 재고였다. 그의 주장은 이윤 극대화 중심의 기업 인식에서 벗어나 기업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체 안에 놓고 그 공동체 전체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ESG, CSR, 지속가능경영, 기업 시민이라는 이름 아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이해관계자 관리가 이루어지려면 단순 홍보나 이미지 제고를 넘어서야 한다. 기업의 전략, 거버넌스, 문화, 의사결정 구조 전반이 이해관계자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재설계돼야 한다.

 

프리먼의 이론은 기업이 단순한 이윤 창출 기계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과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경영환경 속에서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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